벚꽃여행
~호리 미오나의 경우~
대호평의 노기자카46 4인 연속 그라비아 스토리.
세번째 주는 14th 싱글에서 선발로 복귀한 호리 미오나.
겨울에 벚꽃을 찾는, 조금 엉뚱한 여자아이의 이야기.
어린 시절 들은 이야기.
"벚꽃은 봄에 피는 것. 하지만 금방 져버리는 것."
"옛날에 카지이 모토지로라는 사람이 '벚나무 아래엔 시체가 파묻혀 있다' 고 했대."
"가을, 겨울에 피어난, 계절에 어긋난 벚꽃은 '제 때가 아닌 때에 피어난 벚꽃' 이라 슬픈것이란다."
어릴적에 들었던 벚꽃에 관련된 여러 이야기는 왠지 모르게 무서웠다.
그러나 내가 중학교 1학년이던 때, 친구는 말했다.
"겨울에 핀 벚꽃잎은 운명의 사람과의 만남을 위한 티켓이래."
그 한 마디로, 내게 있어 벚꽃은 '무서운 것' 에서 '멋진 이야기에 나오는 등장인물' 처럼 되어버렸다.
벚꽃이니, 인물은 아니지만.
그래서 겨울이 되면 난 벚꽃나무를 찾아다닌다. 뒷골목, 공장 뒤편, 우물 바닥부터 자동차 밑, 세탁기 안까지.
그래서 이 계절, 학교에서 집에 가는 길은 꽤나 오래걸린다.
오늘도 집에 돌아와 넓은 방에서 빈둥거리며 있었다.
우리 집은 다다미가 있는 넓디 넓은 방이 있어서 그 방에서 빈둥댈 때 나는 언제나 어딘가에 날아간다.
천장을 올려다 본다.
천장의 얼룩과 얼룩 사이에서 연기가 나온다.
그 안에서 다양한 기억이나 풍경 등 추억의 영상이 계속 나온다.
그걸 어렴풋이 바라보면 어느새 시간이 지나가있다.
오늘 천장에서 나온 것은 예전의 기억.
――2월의 추운 날이었다.
차가운 바람. 하지만 따뜻한 햇살.
조그만 내가 활짝 핀 벚꽃을 올려다 보고 있다.
"가을, 겨울에 핀 벚꽃은 제 때가 아닐 때 피어난 꽃, 슬픈것이란다."
천에 둘러싸인 나를 안은 채 아빠가 말했다.
그 때의 기억이었다.
2월에 벚꽃이 피었다.
그 옛날, 옛 기억.
그 날부터 벚꽃은 무서운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 있어서 겨울의 벚꽃은 사랑의 티켓.
가자.
겨울의 벚꽃을 찾는 모험에.
내 주변에 기억의 연기가 모여들었다.
기억의 연기에 눈을 집중해 벚꽃을 찾는다.
아빠도 엄마도 지금은 없으니, 물어볼 수도 없다.
어찌됐든 기억을 더듬어 나아간다.
상점가의 아줌마에게 묻는다.
"벚꽃, 피어있나요?"
"지금 겨울인데?"
전차에 올라타본다.
언덕을 오른다. 언덕을 내려간다.
산에 오른다.
케이블카에 탄다.
벚꽃맛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찾아냈다. 벚꽃이 드디어 가까워지는 느낌이 든다.
산 정상에서 망원경으로 들여다본다.
벚나무를 찾아냈지만 봉오리조차 달려있지 않았다.
바다가 보였다.
바다 근처에서 남자가 여자를 거절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 여자는 겨울 벚꽃을 찾지 못해 이런 심한 꼴을 당한 거라고 생각했다.
배도 고파졌다.
벚꽃은 어디에도 없다.
얼마나 걸었던가.
눈 앞에 자욱하게 솟아난, 기억의 연기.
그 때 보았던 벚꽃은 도대체 어디에 있지?
모험은 암초에 부딪쳤다.
――따르르르릉!!!
느닷없이 스마트폰이 울렸다.
"미오나, 잘 지내니? 내일 돌아갈테니까."
외국으로 여행을 간 아빠, 엄마였다.
"아빠? 내가 어렸을 때, 이 맘때에 벚꽃을 봤었지?"
"아타미에 갔을 때네. 아타미 벚꽃은 겨울에도 피니까."
"아타미!!!"
놀랍게도, 내가 있는 이 곳이 마침 아타미였다.
기억의 연기가 이끈 대로 도착한 것인가. 아니면 그저 편한 대로 생각하는 걸까.
정신을 차리니 내 주변의 기억의 연기는 사라졌다.
다시 한 번 하늘을 봤다.
핑크색이 보인다.
달린다.
산을 내려간다.
언덕을 오른다. 언덕을 내려간다.
눈 앞에는 벚꽃이 펼쳐져 있다.
벚나무에 달려드니 핑크색 꽃잎이 눈처럼 천천히 떨어진다.
손을 벌린다.
꽃잎이 손 안에 떨어진다.
기분 탓에 꽃잎을 한장 더 붙잡는다.
기분 탓에 한장 더.
기분 탓에 한장 더.
꽃잎을 견져내는 나는 마치 춤추는 것 같았다.
